“참된 신자들에게는, 모든 날이 부활절이다”
예수의 마지막 주일……….. 무슨 일이 었었나
4복음서? 여러 증언자들이 쓴 하나의 복음서, 각자의 방식으로, 예수님의 이야기 들려준 것, 새로운 창조, 옛 창조의 한가운데서 시작되다.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 안드레아스 J. 쾨스텐버거, 저스틴 테일러 | 이광식 역 288쪽
“당신과 나는 믿는 자인가? 우리는 용서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세상에 오셔서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그분을 믿는가? 그렇다면 우리의 부활절은 동이 텄고, 하나님의 새벽 별은 우리 마음에 떠오른 것이다. 참된 신자들에게는, 모든 날이 부활절이다.”
제목 그대로 예수 그리스도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했던 2천년 전 A.D. 33년 3월 29일부터 4월 4일까지,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을 자세하게 따라간다. 특히 잡히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목-금 이틀간, 그리고 빈 무덤이 발견되는 일요일 등 3일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저자들은 본격적인 서술에 앞서, 자신들의 책에 대한 기준이 되는 사복음서의 ‘신빙성’에 대해 언급한다. 하나의 권위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대신, 때로는 쉽게 조화되지 않는 네 권의 책을 왜 따로 기록하게 했느냐는 것, 이에 대해 저자들은 “초대교회는 사복음서를 네 개의 분리된 복음서들이 아니라, 네 사람의 각기 다른 증언자들에 의한 하나의 복음서, 즉 마태, 마가, 누가, 요한에 의한 그 복음서(the Gospel)로 간주했다. 초대교회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며 “하나의 복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까닭이 있기에, 하나님께서 친히 이 하나의 복음을 설명할 (단지 한 사람보다는) 네 사람의 증언자들을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복음서 주 예수의 복음
또 “복음서들의 본질은 목격자의 증언이다. 제각기 본 것을, 자기 자신의 말로, 자기의 고유한 관점에 따라 사건들과 진술들을 회상하면서 증언하는 법정에서의 증언자들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복음서 저자들은 전개되는 예수의 이야기를 그들이 어떻게 목격했는지 우리에게 들려준다”며 “복음서 저자들은 인위적으로 논리정연하기 위해 설명을 줄이거나 손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예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상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 모두 한 예수의 이야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의 복음을 위한 증언자들이기 때문”이라며 “복음서들이 기록되고 출판됐을 때, 여전히 많은 목격자들이 도처에 있었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복음서에 대한 신빙성에 이어, 역사성에 대해선 ‘복합적 증거 기준(the criterion of multiple attestation)’과 ‘상이성의 기준(the criterion of dissimilarity)’을 내세운다.
먼저 ‘복합적 증거 기준’이란 어떤 복음서 자료가 만약 서로 의존적이지 않은 두 가지 이상의 복음서들 또는 다른 고대 출처들에서 발견된다면 믿을만하다는 것으로, 저자들은 마태·마가·누가의 공관복음과 달리 독립적 성격을 갖는 요한복음의 존재가 이를 충족한다는 의견을 밝힌다.
또 ‘상이성(相異性)의 기준’에 따르면, 만약 예수의 가르침과 행동을 기록한 복음서 자료가 1세기 유대교 혹은 초대교회 관례와 다르다면 믿을만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초대교회가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거나 기독교 비방자들에 맞선 대응에서 그들의 입지를 약하게 만들 자료를 조작했을 리 없다는 것.
저자들은 “사도들의 경쟁과 예수 왕국에서의 자리 다툼, 예수 체포 당시 그들의 도주, 베드로의 부인, 특히 십자가 처형 그 자체, 이 모든 것들이 얼핏 보기에는 교회가 억누르고 싶은 당혹스러운 정보”라며 “이 모든 자료가 역사적이지 않거나, 복음서 저자들이 칭찬을 얻기 만무함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존할 만큼 정직하지 않았다면, 긍정적으로 보기 힘든 그들 자신의 행동과 사람들의 반응을 그렇게 기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책을 통해 우리는 2천년 전의 한 주간으로 돌아가, 시간 순서대로 예수 1주일을 만나볼 수 있고, 자연스럽게 공간적인 예수님의 마지막 동선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각 사건별 관련 성경 구절들을 4복음서를 종합해 정리해 준 다음, 해설을 덧붙이는 형태로 내용이 구성돼 있다.
‘종려주일’ 예루살렘 입성 이후 예수님의 잇따른 말씀과 성전 정화 등의 행동들은, 당시 종교·정치 지배층들이 결단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예수가 현재의 통치 권력을 무너뜨리고 메시야 왕국을 세우든지, 아니면 그가 죽임을 당하든지 둘 중 하나였다는 것. “당시에는 아무도 하나님의 신비로운 계획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제3의 선택지는 없었다.”
예수는 “내 나라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며 메시야 왕국을 거부한 채 죽임을 당했고, 그것으로 인간인 그는 끝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초자연적으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키셨다. 저자들은 부활에 대해서도 비판자들에 맞서 나름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아래 문장이 훨씬 매력적이다.
“만약 복음서를 마태가 27장에서 끝내고, 마가는 15장에서, 누가는 23장, 그리고 요한은 19장에서 끝냈다면, 그 역시 이야기의 마무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 하지만 각각의 복음서에는 추가적인 장이 있으며, 요한복음의 경우에는 두 장이 추가되었다.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세상은 곧 뒤집어질 것이다. 새로운 창조가 이 옛 창조의 한가운데서 시작될 것이며, 아무것도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책 곳곳마다 나오는 예수님의 동선을 중심으로 한 지도와 부록의 ‘예수 시대의 예루살렘’, ‘예수 시대의 성전 언덕’, ‘골고다와 성전 언덕’, ‘예수의 무덤’ 등은 성지순례 없이도 2천년 전 예수님의 마지막 여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무엇보다 큰 장점은 학문적 논쟁이나 비평, 학자적 주장을 펼치기 위해 쓰여진 글이 아니라는 점이다. “복음서들을 대하는 우리의 일차적인 반응은 비평하거나 흠을 찾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믿으려는 것이다. … 비평적 읽기보다는 은혜로운 읽기 방식이, 복음서 저자들이 서로 모순되기보다는 같은 것을 제각기 정확하게 언급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한다.”
사순절부터 고난주간과 부활절에 이르는 기간까지 읽으면 가장 좋겠지만, 직분자라면 이 기간 오히려 차분하게 독서하고 묵상할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참된 신자들에게는 모든 날이 부활절”이므로, 코로나19로 바깥 활동도 교회 활동도 어려운 이때, 우리 죄 때문에 십자가 지신 예수님의 고난과 결국 이를 통해 우리를 살리신 부활의 기쁨을 더욱 깊이 누리기 위해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저자 안드레아스 J. 쾨스텐버거(Andreas J. Kostenberger)는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남침례교 신학교 신약학 및 성경신학 연구주임 교수이며, 국내에는 <결혼과 가정(아바서원)>, <신약개론(CLC)>, <세상에서 나의 믿음이 흔들릴 때(디모데)> 등이 소개돼 있다.
저스틴 테일러(Justin Taylor)는 남침례교 신학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고, 현재 Crossway의 출판 담당 부사장이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삶과 유산을 다룬 에세이 ‘A God-Entranced Vision of All Things, Reclaiming the Center’를 비롯한 여러 책을 편집하고 기고했다. TGC(The Gospel Coalition) ‘Between Two Worlds’에 글을 쓰고 있다.